5화에서 '호'는 처음으로 형에게 양보했습니다. 늘 챙김 받던 쪽이 챙기는 쪽이 되면서, 시즌의 방향이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.
6화는 여기서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. 지금까지는 갈등이 생겨도 대체로 '현'이 상황을 이해하고 수습했습니다. 이번엔 그 안전장치를 잠깐 없애 보기로 했습니다. 누가 명백히 잘못한 것도 아니고, 누가 나서서 상황을 정리해주지도 않는, 두 형제가 처음으로 진짜 부딪히는 화입니다.
🧪 이번 실험 "사이좋은 형제도, 서로의 입장만 보이는 순간이 있을까?"
🧪 실험 1 — 스토리 제작: 사건보다 먼저 정해야 했던 것
예상: 갈등 소재(약속을 어기는 것)만 정하면, 다툼 장면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했습니다.
결과: 처음 잡은 방향은 "'현'이 약속을 어겼다"는 사건 자체였습니다. 그런데 이렇게 잡으면 갈등의 책임이 '현' 쪽으로 기울어버렸습니다. 약속을 잊은 사람이 방어적으로 나오면, '호'가 억울해하는 건 당연해 보이지만 '현'은 그냥 잘못한 사람이 되어버립니다. 그래서 화의 핵심을 사건에서 감정으로 옮겼습니다. "누가 잘못했는가"가 아니라 "처음으로 서로의 입장만 보이는 순간"으로요.
이 기준으로 대사도 다시 다듬었습니다. 처음 버전은 '현'이 "조금만 기다리면 되잖아"라고 말하는 것이었는데, 이미 오래 기다린 '호' 입장에서는 이 말이 얄밉게 들릴 수 있었습니다. 대신 '현'도 순간적으로 방어하는 정도로 낮췄습니다.
'호': "나 계속 기다렸단 말이야." '현': "나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잖아."
'호'가 화난 이유는 '기다린 시간'이고, '현'이 답답한 이유는 '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화를 내는 것'입니다. 누구 하나가 악역이 아닌, 각자의 입장에서는 다 할 말이 있는 다툼이 되었습니다.
🧪 실험 2 — AI 제작 과정: 레고 우주선의 날개를 몇 번이나 다시 세었을까
예상: 완성형·미완성형 우주선 디자인을 미리 정해두고 매 컷 참조로 첨부하면, 조립 단계가 그대로 유지될 거라 생각했습니다.
결과: 아니었습니다. 동체만 있어야 할 컷에서 이미 날개가 붙어 있거나, 한쪽 날개만 있어야 할 컷에서 양쪽 다 날개가 생기는 일이 거의 매번 반복됐습니다. 참조 이미지를 첨부해도 완전히 막히지는 않아서, 결과물이 나올 때마다 "지금 이 우주선에 날개가 몇 개 붙어 있는가"를 직접 눈으로 세어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.
2화의 냉장고는 형태만 유지하면 됐지만, 이번 우주선은 '조립 진행 단계'까지 유지해야 하는 소품이었습니다. 같은 반복 소품이라도, 상태가 단계적으로 변하는 소품은 한 단계 더 세심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.
🧪 실험 3 — AI 제작 과정: 캐릭터 나이, 이번에도 흔들렸다
예상: 5화에서 이미 겪은 문제라, 미리 프롬프트에 "12살 아이 얼굴"이라는 지침을 넣어두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습니다.
결과: 오히려 5화 때보다 더 심하게 흔들렸습니다. 특히 '현'이 소파 앞에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서 있는 자세를 취하자, 순식간에 성인에 가까운 인상으로 변했습니다. 얼굴 디테일을 아무리 구체적으로 적어도, 전체 장면(배경, 다른 인물, 소품) 안에서는 그 지침이 묻히는 것 같았습니다.
해결 방법은 5화와 비슷했습니다. 배경과 다른 인물을 다 뺀 얼굴 근접샷으로 격리해서 12살 다운 얼굴 먼저 확인하고, 그 결과를 참조로 다시 전체 장면을 생성했습니다. 이번에 새로 알게 된 건, 자세(포즈) 자체가 얼굴 디테일 지침보다 나이 인상에 더 크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.
🧪 실험 4 — AI 제작 과정: 말풍선을 나중 대신 처음부터 넣어봤다
예상: 지금까지(1~5화)처럼 그림을 먼저 완성하고 말풍선은 편집으로 나중에 얹는 게 안전할 거라 생각했습니다. AI 이미지 생성에서는 텍스트가 깨지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.
결과: 이번엔 시도 삼아 프롬프트 안에 한국어 대사를 직접 넣어봤습니다. 대사가 있는 세 컷(⑤⑥⑦) 모두 글자가 깨지지 않고 정확하게 나왔고, 말풍선의 위치와 꼬리 방향까지 지시한 대로 반영됐습니다. 다만 이번 한 번의 성공만으로 "항상 이렇게 된다"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. 다음 화에서도 이 방식을 유지하면서 계속 검증해 볼 예정입니다.
완성 ✨

📌 Lab Note
오늘 배운 것
✔ 사건보다 먼저 정해야 했던 건 "누구의 책임인가"가 아니라 "둘 다 다른 이유로 서운하다"는 것이었습니다.
✔ 조립 단계가 있는 소품은 배경보다 한 단계 더 세심하게, 컷마다 직접 확인해야 했습니다.
✔ 나이가 왔다 갔다 하는 문제는 얼굴 디테일뿐 아니라 자세(포즈)의 영향도 컸습니다.
✔ 말풍선을 프롬프트 안에 직접 넣는 방식도 이번엔 잘 통했습니다.
이번 화엔 "미안해", "괜찮아" 같은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.
그래도 미완성 우주선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에게서, 무언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.
👀 다음 편 예고
지금까지 '현'은 늘 동생을 챙기고 상황을 수습하는 형이었습니다. 하지만 '현'도 아직 12살입니다. 늘 동생을 챙기던 형이 오히려 동생보다 더 아이처럼 보이는 순간은 언제일까요? 다음 화에서는 이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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